ESG 경영 선포 기업이 늘어나는 이유, 생존
ESG 경영 선포식을 개최하고 ESG 경영 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의 궁극적 목표는 바로 '생존'입니다. ESG 경영으로의 전환이 왜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되었을까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포함 주요 금융규제당국의 ESG 경영 요구
어떤 기업이 잘 나가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해당 기업의 주식 성과를 확인하는 것도 그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주식 성과가 있다는 것은 곧 해당 기업이 주식시장에 등록이 되어 있는 '상장 기업'이라는 의미이기도 하죠.
한 사람이 그냥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서 상장 기업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고 이를 점차 확장시켜나가면서 더 많은 수익을 내게 됩니다. 전국적으로 점포도 내고 또 더 생각해놨던 다른 아이템들에 대해서도 사업을 시작해보고 싶은 것이죠. 하지만 지금 벌어들이는 수익으로는 전국단위로 점포를 내기도 어렵고 다른 아이템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더 많은 투자를 받고 이를 통해 기업을 더 성장, 확장시키기 위해서 이 사업체는 주식시장에 등록해서 다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기업공개(IPO)라고 부르고 이 과정을 거친 기업이 바로 '상장 기업(listed company)'입니다.
주식시장에 기업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마치 우리가 어떤 사이트에 개인정보를 등록하고 계정을 얻어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처럼 기업은 그 기업이 속해있는 금융거래 감독 기관에 절차에 맞게끔 스스로를 공개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과정을 기업공개(IPO)라고 부르는 것이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미국 주식시장에 등록하고자 하는 기업을 감독하고 관리하는 기관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SEC의 상장기준을 지키면서 관련 절차를 이행해야하는 것이죠. 또 주식시장에 상장된 이후에도 해당 기업은 SEC의 기준에 따라 지속적으로 실적과 비용, 위험 등을 SEC와 대중에게 보고해야 합니다. 이를 기업공시(corporate disclosure)라고 합니다.
그동안 이 기업공시 기준에서 ESG 관련 항목이 존재하긴 했지만 기업의 자발적인 공시에 의존하는 등 강제성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SEC가 기업공시에서 ESG 관련 기준을 명시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하는 등 ESG 관련 요소에 무게를 싣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 것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의 규모는 전세계 주식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주식시장입니다. 이러한 대규모 주식시장의 관리기관이 ESG 경영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앞으로 다른 국가의 금융관리기관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규제당국이 ESG 경영에 무게를 더욱더 싣는다는 것을 인지한 상황에서 기업들도 여기에 발맞춰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어야 앞으로 뒤처지지 않고 생존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규제당국은 왜 ESG 경영을 요구하는가
환경, 사회적 책임, 거버넌스와 가치들은 사실 항상 중요하고 강조되어 왔던 가치들입니다. 급격한 기후변화, 불평등을 초래하고 양극화를 조장하는 무책임한 경영, 불투명하고 불법적인 지배구조는 꼭 지금이 아니었더라도 큰 문제였고 해당 문제를 일으키는 기업들은 손가락질 받고 주가가 하락하고 심지어 퇴출당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SEC는 최근 들어 ESG 경영에 더욱 무게중심을 두는 것일까요.
금융안전성(fianancial stability)은 금융당국이 추구하는 최우선가치 중 하나입니다. 금융안전성이 달성된 건전한 자유시장에서 투자자는 성과와 가치를 평가하고 분석하여 투자하고 기업은 이 투자를 기반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고 확장해나갑니다. 기업의 성장은 해당 공동체의 성장으로 이어져 삶의 질 증대와 만족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그리게 됩니다. 하지만 금융안전성이 흔들리고 파괴된 상황에서는 이러한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되고 온갖 갈등과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최종적으로는 사회는 극심한 혼돈과 불안에 휩싸여 암울한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금융당국이 ESG 경영을 더욱 강조하게 된 이유는 최근 환경적 위험이 실제로 금융안전성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가정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너지를 낭비하고,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플라스틱 등 지속 가능하지 않은 물질을 남용하는 것이 생태계에 끊임없는 부작용을 가해왔습니다. 그리고 이 부작용이 쌓여서 실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오고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습니다. 가뭄, 홍수, 허리케인과 같은 직접적인 자연재해에서부터 우리가 지금 뼈저리게 겪고 있는 바이러스 사태, 그리고 지금도 눈에 띄지 않게 지속되고 있는 수많은 환경파괴들이 최종적으로는 금융안전성에 큰 해를 끼치는 것이라는 판단이 서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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