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metaverse), 가상현실(VR)과는 또 다른 세계
지금 당장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꽤 괜찮은 그래픽을 구현하고 있는 게임을 하나 설치해서 플레이해보세요. 그 게임도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것이죠.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은 엄연히 다릅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란 무엇이고 또 어떤 측면에서 가상현실과 다른 것일까요?
메타버스란
너머(beyond)를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universe)를 뜻하는 버스(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다음 세대의 인터넷'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보급된 196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급격하게 바뀌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이 '다음 세대의 인터넷'이라는 칭호가 가진 의미에 대해서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특히 가상현실과 혼동될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은 단순히 가상의 공간, 세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가상의 아바타 혹은 계정 등을 생성해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쇼핑을 즐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현실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뿐만 아니라 증강현실(AR)까지 통합된 상태로 포함합니다. 즉, 가상의 공간, 세계에서 '나'를 대변하는 아바타나 계정이 행하는 모든 것이 실제 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죠.
가상현실 기반 게임 속에서 '나'의 대변인 격인 캐릭터가 적을 무찔러도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까지 가미된 메타버스 세계에서 '나'의 캐릭터가 미션을 수행하거나 쇼핑을 하게 되면 그 미션 수행의 보상으로 현실세계의 '나'가 보상을 받거나, 쇼핑에 대한 결제비용이 청구가 되면서 현실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아직은 책상에 앉아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모니터에 띄워져있는 인터넷창을 보면서 쇼핑, 글쓰기, 기타 미션 수행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다음 세대의 인터넷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만큼 사용자가 직접 인터넷 세상으로 빠져들어가서 같은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그런 세계입니다. 즉 눈으로 보는 인터넷이 아닌 직접 접속해 들어가서 체험하는 인터넷으로 전환되는 것이죠.
메타버스에 필요한 것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직접 접속해 들어가야 하는 메타버스이기 때문에 지금과는 다른 입력장치가 필요합니다. 눈으로 보는 인터넷의 경우에는 눈 앞에 펼쳐진 모니터와 스피커, 그리고 키보드, 마우스, 마이크 그리고 기타 입력장치들이 필요했습니다.
메타버스, 즉 접속해 들어가는 인터넷의 경우 머리에 쓸 수 있는 모니터와 사용자의 모션을 인식할 수 있는 기기들이 필요합니다. 머리에 쓰는 모니터의 경우 몇몇 IT 기업들이 VR 고글의 형태로 제작하고 있으며, 더 많은 사용자를 유인하기 위해 디자인과 사용성(무게와 기능),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에 초점을 맞춰 발전해나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HTC,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들어가서 활동하는 것이 기반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모션을 인식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팔찌나 시계의 형태일 수도 있고 손에 들고 있는 핸드건 형태일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스마트 손목밴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또 여러 기업들이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에 뛰어드는 기업들
페이스북(FACEBOOK)은 2017년부터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든 메타버스 선도 기업 중 하나입니다. 올해 06월에도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기업"이라고 다시 한 번 천명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자체 VR 고글과 모션인식장치를 개발하고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에도 막대한 투자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B2B 사업의 선두인 마이크로소프트사(Microsoft)는 그 명성에 걸맞게 기업을 위한 메타버스 실현을 목표로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해나가고 있습니다. 원격근무자를 위한 VR 사무실을 제공하는 등 메타버스 시대에 기업들이 적응할 수 있는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포트나이트(Fortnite) 게임 제작사인 에픽게임즈(Epic Games), 그래픽카드 최강자 엔비디아(NVIDIA),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시가총액 세계 1위에 등극하고 있는 애플(Apple), 전세계 2억 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한 제페토(ZEPETO)의 네이버(NAVER) 등 수많은 거대기업들이 자체 메타버스 구축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도래할 것인가
인터넷의 가장 큰 특징은 그 누구도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도 이 점을 지적하면서 결국 메타버스 역시 그 누구의 소유물도 아닌 공동의 가상세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거대기업들이 메타버스 구축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메타버스 자체를 독점하는 것보다도 각자의 사업영역을 선점하고 그 지위를 누리기 위함입니다. 현재도 인터넷 자체는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만 독점적 지위를 휘두르는 많은 기업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듯이 말이죠.
아직 메타버스는 존재하지 않는 허상입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통합된 사이버공간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메타버스를 향한 수많은 기업들의 투자와 비용이 허무한 결말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해서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메타버스 세계에 참여할 지도 의문입니다. 전세계에는 수십억명이 살고 있는데 과연 이들 모두가 고글을 쓰고 동작인식 기기를 들고 시간을 보내는 것을 유쾌하게 여기게 될까요.
인터넷이 도래하고 수십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인터넷을 가볍게만 사용하고 현실세계를 더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혹은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아 그 존재도 모르고 살아가는 장소 역시 존재합니다. 메타버스도 큰 혁명을 가져올 발명품임에는 분명할 것이지만 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를 완전하게 뒤집어 놓을지는 정말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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