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re focusing on autonomous systems and clearly one purpose of autonomous systems is self-driving cars."
"We sort of see it as the mother of all AI [artificial intelligence] project."
(애플은 자율시스템에 집중하고 있으며 자율시스템의 목적 중 하나가 자율주행차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애플은 자율시스템이 모든 AI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위의 내용은 2017년 애플(Apple)의 최고경영자 팀 쿡(Tim Cook)이 블룸버그(Bloomberg news agency)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The autonomy itself is a core technology, in my view. If you sort of step back, the car, in a lot of ways, is a robot. An autonomous car is a robot. And so there's lots of things you can do with autonomy. And we'll see what Apple does."
(제 견해로는 자율시스템 그 자체가 핵심 기술입니다. 잘 생각해보신다면 자동차도 다양한 의미에서 로봇입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도 로봇입니다. 자율시스템은 매우 다양한 대상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애플이 그 사례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어서 2021년 04월 팀 쿡이 Sway라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내용입니다.
두 인터뷰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애플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자율시스템이죠. 그리고 그 첫 산물로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를 표방하는 '애플 카'를 탄생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애플 카 프로젝트는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을까요. 그리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은 왜 굳이 자율주행 전기차를 개발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또 애플 카가 만약 탄생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애플 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밥 맨스필드(Bob mansfield)와 존 지안나드레아(John Giannandrea)
밥 맨스필드는 애플의 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 출신으로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함께 지금의 애플을 탄생시킨 주역 중 하나입니다. 밥 맨스필드는 스티브 잡스 사망 후 임원에서 하차하고 애플 워치 프로젝트를 이끌었습니다. 그 후 애플 전기차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타이탄(Project Titan)'의 책임자가 되어 2020년 은퇴할 때까지 프로젝트를 이끌었습니다.
밥 맨스플드 은퇴 후 프로젝트 리더를 맡게 된 인물은 존 지안나드레아입니다. 구글에서 인공지능과 검색 부분을 담당했던 수석 부사장 출신의 그가 구글을 떠나서 애플에 합류한 것이죠. 애플에서는 머신 러닝과 인공지능 전략 부분을 담당했습니다. 애플의 타이탄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로서 충분한 역량과 자질을 갖춘 인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도우 필드(Doug Field)와 케빈 린치(Kevin Lynch)
도우 필드는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Tesla)에서 근무하다가 2018년에 애플로 이직했습니다. 도우 필드 역시 프로젝트 타이탄에 참여해서 2021년 09월까지 애플 카 개발을 진두지휘했습니다.
도우 필드가 떠나고 그 자리를 채운 것이 케빈 린치입니다. 애플의 웨어러블 및 헬스, 애플 워치를 담당하고 있는 케빈 린치는 이제 애플카 개발도 총괄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애플의 가장 유능한 인재들이 애플의 미래차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타이탄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애플 카 제작을 위해서 애플이 걸어온 길
2014년에서 2016년까지
2014년 실리콘밸리의 쿠퍼티노에서 비밀리에 시작된 프로젝트가 하나 있었습니다. 애플의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타이탄(Project Titan)이었죠. 자동차 제조에는 문외한이었던 애플은 당시 전기차 개발을 위해 1,000명 이상의 자동차 전문가와 엔지니어를 고용했다고 합니다.
그 후 수년간 여러 잡음들이 들려왔습니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다거나, 프로젝트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었죠.
그리고 2016년에 애플이 자동차 프로젝트 규모를 축소한다는 루머가 들려오면서 사실상 자동차 개발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억측이 난무했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하지만 2017년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은 이례적으로 애플이 애플 카 개발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표하게 됩니다. 애플은 원래 자사의 사업내용을 잘 밝히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애플 카 개발의 경우 여러 규제와 부딪히는 등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밝히게 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17년 상반기에 애플이 자율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다는 몇몇 정황이 포착되었기 때문입니다. 도로에서 애플의 것으로 추측되는 센서와 카메라를 단 렉서스 차량들이 계속해서 포착된 것이죠. 애플은 그 후에도 수년간 자율주행 도로주행 테스트를 60회 이상이나 계속해왔다고 합니다.
2019년과 2020년
2019년에 애플 카 프로젝트에 대한 새로운 루머가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이 다시금 프로젝트 타이탄에 박차를 가하면서 애플 자체 브랜드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는 루머였습니다.
그 후 계속해서 루머만 돌다가 마침내 2020년 하반기에 애플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애플 자체 브랜드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과 애플이 완성차 제조업체와의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또 애플이 새로운 획기적인 전기차를 제조하기 위해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배터리 혁신은 특히 신개념 애플 카를 만들기 위해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입니다. 배터리 기술을 혁신해서 부피를 덜 차지하고 가벼운 배터리를 만들 수 있게 된다면 애플 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디자인과 사용성으로 다시 한번 혁신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기 때문이죠.
2021년, 현재는?
애플은 아직 완성차를 제조할 역량은 부족하기 때문에 완성차 제조업체와의 파트너십 구축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2021년 초반에 애플이 대한민국의 현대(Hyundai)와 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루머에 따르면 애플과 현대가 손을 잡게 되면, 현대 모비스(Hyundai Mobis)가 애플 카의 디자인과 애플 카 부품 제조를 담당하게 될 것이고 현대그룹 소속의 기아(Kia)가 애플 카 생산기지를 미국 조지아주에 구축하게 될 것이었죠. 또 이러한 협상 내용에 대해 현대 경영진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까지 루머에 실려 퍼져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이 한국 언론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애플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현대/기아와의 파트너십 협상을 재고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02월에 현대/기아는 애플 카와 관련하여 진행되고 있는 애플과의 공식적인 협상은 없다고 못 박기도 했습니다. 현재 애플과 현대/기아의 협상이 진행 중인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몇몇 한국 언론에서는 양사 간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애플은 일본의 닛산(Nissan)과도 애플 카 관련 파트너십을 추진했다는 루머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애플 카의 디자인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면적인 권한을 요구했고 닛산은 이러한 애플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전해집니다. 아직 닛산 측에서의 공식적인 확인은 없는 상태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계속해서 자동차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옵션으로 이미 자사의 아이폰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폭스콘(Foxconn)과 애플 카 제조 관련 계약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폭스콘은 이미 애플의 아이폰을 제조하는 주요 제조사로 애플과 일해 본 경험이 충분하며 최근 자체 전기차 뼈대(Chassis)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발표하기도 했죠.
코리아타임스(The Korea Times)에서는 애플이 엘지 마그나 이 파워트레인(LG Magna e-Powertrain)과의 협상 타결에 가까워졌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엘지 마그나 측에서의 공식적인 확인은 없는 상황입니다.
2021년 06월 애플은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인 CATL과 BYD와 납품 논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애플 카의 배터리를 위한 논의였죠. 하지만 애플은 이 배터리 생산기지를 미국에 구축하는 계획 역시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애플 카 배터리 납품과 관련해서 애플은 대만 기업이면서 자사의 협력업체인 폭스콘, 그리고 같은 대만 기업인 어드밴스드 리튬 일렉트로 케미스트리 컴퍼니(Advanced Lithium Electrochemistry)와 협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애플은 이 경우에도 배터리 생산 기지는 미국에 구축하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죠.
가장 최근 2021년 09월에 애플은 도요타와도 접촉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습니다.
애플 카,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인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정확한 애플 분석가로 인정받고 있는 밍치 궈(Ming-Chi Kuo)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차세대 애플 제품에 대한 분석은 여러 테크 관련 기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등 매우 공신력 높은 인물인데요.
밍치 궈에 따르면 애플 카 초기 모델은 현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현대의 E-GMP는 배터리와 모터, 전력 전기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의 새시로 구성되어 있는 플랫폼으로 현대의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이자 앞으로 친환경 모빌리티로의 전환에 근간이 되는 플랫폼입니다.
또 밍치 궈는 애플은 애플 카를 통해서 '더 나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통합'을 보여줄 것이고 이를 통해 애플 카는 향후 애플의 앞으로를 책임지는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애플은 그동안 독자적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그리고 서비스를 통해서 유니크한 생태계를 구축했으며 사람들을 이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여서 사업을 해왔습니다. 애플의 특유의 품질에 대한 민감함과 폐쇄성이 더해서 애플 생태계 내에서 소비자들은 최고의 성능과 품질을 갖춘 제품과 서비스를 즐겨왔습니다. 그동안 이 생태계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의 디바이스와 아이클라우드와 같은 서비스로 제공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애플 카에서 다시 한번 이 모든 것들이 통합되어 소비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자율주행이 겸비된 미래의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써의 정체성을 뛰어넘게 됩니다. 탑승객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자동차가 알아서 이동해주고 그 시간 동안 차내의 탑승객은 차에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애플 카는 바로 이런 미래를 선도하는 막강한 아이템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아직 이 그림을 그려나가는 데 필요한 역량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파트너십 구축에 있어서 애플이 또다시 애플 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권을 차지하고자 하고 있으며 생산기지를 반드시 미국에 위치시키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애플과 협력하고자 하는 완성차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꽤 난감한 조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애플 카가 실제로 탄생하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하는 분석가들이 많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애플이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충분히 높은 것 같은 애플의 주가가 아직도 조금씩 상승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일 거라 생각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