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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dback Loop (일상)

은은하게 사람을 바꾸는 가스라이팅(gas lighting), 어떻게 식별하고 대처할 것인가

by JDU&DU 2021. 11. 21.

가스 라이팅(gas lighting)은 은은하게 상대방을 세뇌시켜서 자신의 입장과 의지를 관철시키는 정서적 학대의 한 유형입니다. 부모와 자식, 직장상사와 부하직원, 군대 선임과 후임, 혹은 연인 관계나 친구 관계 등에서도 자행될 수 있는 학대의 유형이죠. 가스 라이팅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믿고, 객관성 확보를 위해 주변인에 조언을 구하고, 또 스스로도 어디선가 가스 라이팅을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은은하게 죄여 오는 가스 라이팅

 

은은한 가스등 (사진: 언스플레쉬)

정서적인 학대의 한 유형인 가스 라이팅(gas lighting)은 1944년 개봉했던 영화 가스등(Gaslight)에서 유래했습니다. 영화 속 그레고리는 한 왕가의 보석들을 가로채기 위해 자신의 아내인 폴라에게 가스 라이팅을 가합니다. 가스 라이팅에 시달리던 폴라는 결국 정신병 환자 취급을 당하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가스 라이팅의 가해자, 가스라이터는 가스라이팅의 대상의 자아와 자존감을 낮추고 종국에는 완전히 무너뜨리기 위해 주변 상황을 조작하고 상대방에게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이 틀렸으며 때문에 상대방은 스스로 판단하고 의사 결정할 능력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를 좀 더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가스라이터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항상 옳다는 점을 분명하게 하고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자신의 뜻대로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않을 경우 상대방의 판단력과 자존감 자체를 폄하하고 낮추는 방식으로 자신의 사상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이죠.

 

가스 라이팅의 대상, 즉 피해자는 자신의 판단력이 불분명하고 항상 문제를 초래하는 사람이라는 메세지에 노출되면서 종국에는 이를 믿게 되고 때문에 자존감이 하락하고 더욱 가스라이터에게 의지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이 됩니다. 결국 가스 라이팅 피해자는 항상 불안하고 초조해하며, 확고한 의지를 잃게 되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심한 경우 정신질환자에 가까운 수준으로 변하게 됩니다.

 

 

우리의 삶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가스라이팅

 

  • 상하 위계질서가 뚜렷한 관계 (부모와 자식/ 선생과 제자/ 직장상사와 부하직원/ 군대 선임과 후임 등)

가스 라이팅은 곧 주어진 상황과 상대방을 자기 뜻대로 통제하고 조종하려는 입장에 있는 사람입니다. 피해자는 그 반대편에 속합니다. 따라서 상하 위계질서가 뚜렷한 관계에서 '갑'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쪽이 가스 라이팅을 시전 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이 더 근면 성실하고 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자녀에게 무의식적으로 가스 라이팅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녀가 실수를 하거나 부족한 모습을 보일 경우에 이를 일반화하고, 타인과 비교하고, 확대 해석하면서 잘못이나 실수를 크게 만듭니다. 행여나 자녀가 대꾸를 하면 더욱 큰 소리로 호통하고 다그치게 되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자녀는 자존감이 크게 하락하고 부모의 생각과 말에 의존하게 됩니다. 그리고 항상 불안하고 초조한 심리상태를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가스 라이팅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죠.

 

 

 

직장상사와 부하직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상사는 팀을 통솔하고 부하직원들을 제대로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을 것입니다. 부하직원들은 동등한 동료직원이 아닌 말 그대로 부하직원이기 때문입니다. 상사의 입장에서는 자격이나 경력도 훨씬 많으니 부하직원에게 한 소리하는 것은 일도 아닌 상황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가스 라이팅을 시전 하기에 딱 좋은 환경인 것이죠.

 

선생님과 제자, 그리고 군대에서의 선/후임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스라이터 스스로도 무의식적으로 가스 라이팅을 저지른다는 것입니다. 단지 자기주장이 강하고 생각을 잘 굽히지 않는 성격의 사람들이 이러한 가스라이터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 공식적인 위계는 아니지만 이미 서열이 정해져 버린 관계 (연인관계/ 정치계/ 연예계 등)

연인이라면 누가 서열이 위일까요. 질문 자체가 말도 안 될 만큼 연인관계는 수평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이미 누군가가 이 관계의 고삐를 잡고 있음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개인의 연애 생활이 모두 수평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다양한 유형이 있을 수 있고 이는 개인의 자유에 맡겨져야 합니다. 하지만 가스 라이팅으로 인해 누군가는 이 관계에서 이득을 취하고 상대방은 수탈만 당한다면 이는 피해자에게는 인생의 구렁텅이가 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이 괜찮다면 더 할 이야기는 없지만 객관적으로 이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연인관계를 넘어서 정치계나 연예계 등 겉으로는 수평적인 척하면서 암묵적인 위계가 형성되고 누군가는 가스 라이팅을 시전 하며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리고, 또 누군가는 피해를 받으면서 이를 인지하지도 못하고 계속 자존감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많습니다.

 

연예계의 경우 가장 최근에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주연 배우였던 서예지가 남자 친구를 가스 라이팅 해서 황당한 사건들을 만들어냈다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해당 남자 친구는 사과하고 주연 배우는 연예계에서 잠깐 모습을 감췄지만 최근 다른 드라마에 출연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정치계는 권모술수나 난무하고 복잡한 인간관계가 그려지는 곳이죠. 궤변, 날조, 선동으로 일관되는 소위 '정치질'이란 말은 특히 '가스 라이팅'의 가장 흔한 수법 중 하나로 분류될 수 있겠습니다.

 

 

가스 라이팅,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무척이나 어려운 내용이지만 간단하게 2가지+@만 확고하게 지켜나가면 되겠습니다. 자기 자신을 믿을 것,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변에 도움을 청할 것, 그리고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하지 않는지 되돌아볼 것입니다.

 

  • 자기 자신을 믿을 것

가스라이터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깎아내리고 자존감마저 갉아먹으며 상황을 자기 입맛에 맞게 구성해나가려고 합니다. 여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말과 행동, 생각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틀려먹은 것도 아니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나 자신을 포함해서 말이죠.

 

언제든지 틀릴 수 있고 실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다움입니다. 만약 틀리고 실수한 것을 누군가가 심하게 구박하고 평가절하하려 든다면 그 사람이 바로 가스라이터 혹은 리틀 가스라이터입니다.

 

 

  • 객관성을 유지하자 (타인의 도움을 받을 것)

개인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다 '주관'적입니다. 가스라이터들은 자신의 '주관'을 '객관'으로 관철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이죠. 또 사람마다 주관이 뚜렷할 수도 있고, 주관이 유연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혼자서는 객관성을 100%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루머가 형성되어 퍼지면서 많은 이슈들이 만들어지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그럴 때일수록 판단을 보류하고 객관성이 갖춰지기를 기다립니다. 전문용어로는 '중립기어'를 박는 것이죠.

 

객관성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쌓아온 상식과 세상의 룰을 저울질하며 얻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 어떤 사건에서 누구 한 사람이 100% 잘못하는 경우는 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개인이 생각했을 때는 A가 잘못한 것이 너무 확실하지만 객관적으로 판단해보면 A는 70% 잘못한 거고 B는 30% 잘못한 격이 되는 것이죠. 가스 라이팅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누구 한 사람이 나를 혼내고 비판하고 폄하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욱 객관적이게 될 것입니다.

 

 

  • 내가 가스 라이팅 하는 경우는 없나 되돌아보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상하관계 중 '갑'의 위치에 있는 경우, 혹은 동등한 관계더라도 실질적으로 '상'의 포지션에 위치한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본인이 가스 라이팅을 하고 있지 않은지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가스라이터 조차도 무의식적으로 자행하는 것이 가스 라이팅이기에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도 혹시라도 어디선가 가스라이터가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 관계, 선생과 제자, 군대 선임과 후임, 직장상사와 부하직원뿐만 아니라, 연인관계, 친구관계, 선배와 후배 관계에서 내가 혹시 지나치게 내 의지만을 관철하려고 하는 부분은 없나 살펴보아야 합니다. 결국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잘 인지하고 준수하면서 항상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관용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 가스 라이팅에서 멀어지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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